지난 25일, 재계 1위인 삼성 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별세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죽음이 큰 화제가 되며 그의 생전 일화가 다양하게 알려지고 있는데요. 수많은 일화 중 하나는 바로 그의 열렬한 ‘강아지 사랑’입니다. 이 회장의 에세이집에 따르면 그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때까지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강아지와 함께 외로움을 달랬습니다.

유학 시절부터 생긴 고(故) 이건희 회장의 강아지 사랑은 남다르기로 유명합니다. 그는 단순히 강아지를 좋아하는 차원을 넘어서 진돗개를 세계 견종 협회에 등록시키고 안내견 학교를 세우는 등 강아지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렇게나 강아지에 대한 애정이 깊은 만큼 그의 사랑을 듬뿍 받았었다는 삼성가 반려견 ‘벤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그와 평생을 함께한 반려견들

고(故) 이건희 회장은 일본 유학 시절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총명하고 애교가 많은 ‘페키니즈’ 종이었는데요. 이 강아지는 이 회장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유일한 존재였습니다. 이 회장의 에세이집에 따르면 그는 ‘인간과 동물의 심적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라고 할 정도로 강아지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했습니다. 덕분에 이 페키니즈는 훗날 이 회장으로부터 ‘나의 첫사랑’으로 표현되기도 하죠.

유학 생활을 끝낸 그는 한국으로 들어온 후 1986년부터 요크셔테리어 ‘벤지’를 키우기 시작합니다. 그는 직접 벤지를 목욕 시키고 밥도 주며 사랑을 쏟았다고 전해졌습니다. 벤지는 무려 10년간 이 회장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건강하게 살다가 노령으로 사망하였습니다.

반려견 잃은 슬픔으로
복제견 탄생시켜

벤지의 죽음이 너무나 애통해서였을까요? 그는 포메라니안 한 마리를 새로 입양하고 똑같이 ‘벤지’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이 회장은 포메라니안 벤지 역시 무척이나 아꼈다고 전해지는데요. 훗날 이 회장의 회고록에 따르면 ‘집에 돌아가면 벤지가 가장 반갑게 맞이해줬다’라며 ‘다른 개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내 발밑을 지키고 있기도 했다’라고 기록했습니다. 그는 환갑 때 제작한 사진첩 ‘이건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서 손자, 손녀들 다음으로 벤지의 사진을 넣으며 벤지를 향한 사랑을 표현합니다.

2009년 17살의 나이로 포메라니안 벤지는 사망했습니다. 이 회장은 벤지의 죽음에 슬퍼하다가 결국 벤지를 복제하기로 결심하죠. 삼성 그룹은 당시 보관했던 벤지의 근육조직을 충남대학교 연구팀에 전달하고 복제를 요청합니다. 결국 세 마리의 강아지 복제가 성공하였는데요. 쌍둥이인 벤지 2호와 벤지 3호는 삼성 그룹의 ‘안내견 학교’에서 길러지다가 일반인에게 분양되었습니다. 벤지 4호는 일반인에게 바로 분양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진돗개를 향한 애정

그는 벤지 이외에도 치와와 등 소형견 서너 마리를 자택에서 직접 키우며 사랑을 줬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순수 혈통 견인 진돗개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습니다. 당시 진돗개 품종은 ‘순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라는 이유로 세계 견종 협회에 등록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진돗개의 우수성 증명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진도에 내려가 직접 우수 품종 30마리를 사 왔습니다. 이후 몇 년에 걸쳐 전문가들과 함께 개체 수를 150마리까지 늘렸는데요. 그중 확실한 순종 한 쌍을 찾아 협회에 진돗개 견종을 등록시키고야 말았죠. 이 과정에서 당시 진돗개 포함 200마리의 강아지를 자택에서 키울 수밖에 없었다고 알려졌습니다. 후문에 따르면 소음에 의한 민원으로 강아지들은 모두 에버랜드로 옮겨졌습니다.

그의 남달랐던 강아지 사랑은 아직도 사회 곳곳에 흔적처럼 남아있습니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 삼성이 처음 도입, 전액 후원하는 ‘안내견 학교’, 삼성 그룹이 운영하는 반려견 정보 인터넷 사이트 등이 있죠. 그 밖에도 진돗개 애호 협회를 창설하여 회장직을 맡고, 123년 전통의 영국 명견 대회에 그룹 차원에서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강아지와 관련된 삼성 그룹의 이러한 다양한 활동이 모두 이건희 회장의 남다른 ‘강아지 사랑’ 덕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