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마다 그 시대를 풍미하던 미녀가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중국의 양귀비, 초선 등이 있었죠. 8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황신혜, 하희라, 신애라 등 일명 ‘책받침 미녀’를 최고의 청춘스타로 뽑겠죠. 2000년대는 어떨까요? 사람마다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전지현이 시대를 풍미했다는 것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겁니다. 오늘은 미모에 연기, 액션까지 가능한 만능 배우, 전지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연히 탄생한 청춘스타

<내 마음을 뺏어봐>

전지현은 학창시절 우연히 패션잡지의 모델로 발탁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습니다. 이후 수 편의 광고를 찍으며 CF 퀸으로 떠오릅니다. 그 후 드라마 <내 마음을 뺏어봐>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청춘스타로 자리 잡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석찬을 짝사랑하는 풋풋한 소녀를 연기해 뭇 남성들의 가슴을 아리게 했죠.

<인기가요>
<화이트 발렌타인>

이후 전지현은 <인기가요>의 MC를 맡는 것에 이어, 데뷔 1년만인 1999년, <화이트 발렌타인>으로 스크린 데뷔에 성공합니다. <내 마음을 뺏어봐>에서 짝사랑했던 박신양과 다시 재회하여 화제가 됐었죠. 전지현의 인기몰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같은 해에 드라마 <해피투게더>가 시청률 37%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해피투게더>

<해피투게더>는 무려 이병헌, 송승헌, 김하늘, 손현주, 차태현 등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청춘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 드라마였습니다. 전지현은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서찬주 5남매 중 막내인 서윤주를 맡았습니다. 영화와 드라마의 잇따른 성공으로 전지현은 그해 백상예술대상 신인여우상, SBS 연기대상 신인상을 받으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합니다.

탑배우의 시작,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의 대표작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엽기적인 그녀>죠. <엽기적인 그녀>는 평범한 대학생인 견우와 주사와 폭력을 일삼는 말 그대로 ‘엽기적인’ ‘그녀’의 로맨스코미디 영화입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잔가 봐!’, ‘여자다운 거 요구하지 마세요. 술은 절대로 세 잔 이상 먹이면 안되구요, 아무나 패거든요…’ 등 수 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만든 자타공인 전지현의 최고 히트작입니다. 이 영화로 전지현은 ‘청순가련 미인’에서 ‘4차원 엉뚱발랄’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며 배우로써 연기력을 증명했습니다.

이후 한동안 일약‘엽기적인 그녀 신드롬’이 전국을 휩쓸었습니다. 전지현의 긴 생머리가 전국의 미용실을 장악했고, 교복을 입고 나이트클럽에 가는 장면을 따라하는 게 전국적으로 유행했었죠.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전지현 그해 대종상에서 최연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청춘스타를 넘어선 명배우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4인용 식탁>

일명 ‘흥행보증 수표’가 된 전지현은 이후 과감한 연기 변신을 시도합니다. 이수연 감독의 <4인용 식탁>에서는 기면증을 앓고 있는 ‘연’을 맠으며 섬뜩한 연기를 보였죠.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서는 잇속만 챙기고 타인에게는 차가운 PD를 연기하기도 하며, ‘청춘스타’, ‘미인 배우’의 수식어에서 탈피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4인용 식탁>과<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촘촘한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흥행에서는 실패한 아쉬운 작품들로 남았습니다.

액션배우로 재탄생하다

<블러드>

2009년, 전지현은 할리우드의 부름을 받게 됩니다. 바로 미디어 믹스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블러드>의 주연으로 발탁된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전지현은 검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뱀파이어 헌터로 등장하여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죠. 전지현은 <블러드>를 통해 처음으로 액션배우로서의 역량을 보입니다.

<블러드>

하지만 전지현의 연기 변신과는 무관하게 영화의 흥행은 거의 참패에 가까웠습니다. 원작 고증이 엉망이라는 원작 팬들의 비난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엉성한 CG와 허술한 시나리오에 평단에서도 혹평을 받았죠. 심지어 전지현의 연기 변신 자체는 좋았지만 액션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비판까지 쏟아졌으니, <블러드>가 전지현의 최고 흑역사로 뽑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블러드>로 고배를 마신 이후로도 전지현의 액션 욕심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바로 차기작인 <도둑들>로 화려한 부활에 성공한 것이죠. <도둑들>은 무려 1,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관객수 10위를 기록하는 ‘초대박’을 칩니다. 전지현에게는 8년 만에 만난 반가운 흥행작이죠.

전지현은 <도둑들>에서 범죄가 부르면 어디 든‘예~’하고 달려가는 ‘예니콜’ 역을 맡았습니다. 극중 줄타기를 전문으로 하는 도둑으로 나와 유연함과 화려함을 겸비한 고공액션을 주로 선보이죠. 걸걸한 입담과 까칠한 듯 도도한 듯, 어딘가 허술한 예니콜 역할을 ‘찰떡’으로 소화해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도둑들>에서의 출연료는 무려 3억 8천만 원으로, 함께 출연한 여배우들 중 가장 많은 출연료를 받았습니다.

<베를린>

전지현의 액션 연기는 계속됩니다. <도둑들> 개봉 이듬해인 2013년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에 북한 대사관 직원인 련정희 역을 맡았죠. 련정희는 북한 공작원인 표종성의 아내이면서 북한 정부에게 끊임없이 충성심을 의심받으며 안팎으로 시달리는 비운의 인물입니다. 전지현은 어딘가 비밀스럽고 쓸쓸해 보이는 열연을 펼치며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했습니다.

하나로도 힘든 천만 영화를 전지현은 불과 3년 만에 2개나 해냈습니다. 바로 2015년에 개봉한 <암살>입니다. 전지현은 <암살>에서 안옥윤과 미츠코, 무려 1인 2역 연기를 펼친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전지현이 맡은 안옥윤은 실제 독립운동가였던 남자현 의사를 모델로 한 인물이라 더욱 뜻깊었습니다. 전지현은 이 영화에서 무려 한국 독립군의 저격수로 등장하여 신들린 총기 액션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킹덤>

<지리산>

전지현은 ‘청춘스타’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마침내 ‘쌍 천만 배우’가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아신전>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죠. 동시에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지리산>에서 주지훈, 성동일, 오정세 등 최정상급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다는 게 알려져 또 어떤 연기 변신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전지현은 나날이 발전하는 배우로서 출연료 또한 치솟아 2016년에만 드라마로 20억원 이상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개봉하는 <킹덤 : 아신전>과 <지리산>의 회당 출연료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 1억 원일 것으로 추정됩니다.